귀금속 세공 명장 박정열씨 _내기 스타 비행기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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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못하면 기술이나 배우라고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똑똑한 사람이 기술을 배워야 세계 강국이 될 수 있습니다." 24일 노동부와 산업인력공단의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된 박정렬(52) 진영사 대표는 뛰어난 손기술도 시장에 접목될 수 있어야 진정한 기능이라는 지론을 이런 말로 강조했다. 박 대표는 작은 보석공방의 보조기사로 숙련기술에 입문해 35년 동안 금은 세공의 한우물만 판 인물이다. 그는 "유럽에서는 전화기를 금으로 디자인하고 목욕탕도, 거실 바닥도 금으로 디자인하는데, 우리는 세계에서 기술이 가장 뛰어나도 그런 큰 시장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며 "심각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이 40차례 열린 귀금속 분야 국제기능올림픽에서 13차례나 금메달을 땄지만 수출 1위를 유럽에 빼앗기고 있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박 대표는 "유럽 디자이너들은 거의 1년씩 세계 각국을 돌며 보고 듣고 공부하고 새 디자인을 개발하는데 우리 디자이너들은 공장처럼 빨리 만드는 게 우선"이라며 "그러다 보니 디자인 고민이 부족해 세계시장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아쉬움을 몸소 해결한다면서 유럽의 보석 디자인을 샅샅이 살펴보고 디자인에 얽힌 전통과 배경도 공부하겠다는 계획이다. 배움의 전 단계로 뒤늦게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거쳐 작년 대구산업정보대학 보석감정학과에 입학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경북 청도의 가난한 농가에서 4남1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나 돈을 벌기 위해 중학교만 졸업하고 대구의 작은 보석상에 취업하면서 귀금속과 인연을 맺었다. 1992년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데 이어 국내 대회에 30차례 이상 출전했으며 일본 고베 진주 디자인제, 유럽 다이아몬드 경진대회 등에서도 입선하기도 했다. `장신구용 부품의 제조방법' 특허와 `핀 장치' 실용신안 등을 획득하는 등 귀금속 세공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작년에 귀금속가공 부문의 대한민국 명장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