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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에겐 ‘찍히지 않은 일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일이 된다’
사람은 태어난 그 순간부터 누군가의 '관심'과 '인정'에 대해 연연하는, 연연할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그 욕구는 끝이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뼛속까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소셜 미디어( SNS) 이용률이 세계 평균의 2배에 육박하는 89%로, 전 세계에서 두번 째라고 합니다. (시장조사업체 DMC 미디어)

연령별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소셜 미디어는 10대와 20대, 30대는 모두 인스타그램이었고 40대와 50대는 밴드였습니다.

그렇다면 MZ세대는 왜 인스타그램을 통해 세상과 소통을 할까요? 자신의 스토리를 길게 끌고 갈 수 있는 텍스트 기반의 페이스북이나 밴드 등의 SNS가 아니라 순간을 포착한 사진이 이들에게는 매력적이라는 건데요.

우선 사진에 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홍성한 사진 작가

"예를 들어 친구와 제주도 오름을 오르면서 찍었던 사진, 그냥 사진 한 장을 보면 그날의 모든 것이 마치 어제처럼 생생하게 떠오르게 됩니다. 딱히 중요하지 않은 얘기지만 그냥 같이 걸으면서 이런저런 얘기했던 거 또 사진을 찍었을 그 당시 '해가 질 무렵, 노을이 붉게 물들어가는 그 상황' 이 생생하게 떠올라서 설레고 그리운 거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것들을 순간으로 포착하고 시간이 지나더라도 한 장의 사진으로 그때의 감정과 경험이 떠오르게 되는 겁니다"

나를, 나를 둘러싼 상황, 그때 느꼈던 감정 등... 결국, 사진을 통해 언어로 담을 수 없는 '온전한 나'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나아가 인정받고자 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사진이 좀 다를까요? 홍성한 사진 작가는 '인증'이라는 개념을 통해 분명히 일반적인 사진 찍기와는 구별했는데요.

우리는 음식 앞에서 기도를 더는 하지 않는다. 다만 사진을 찍을 뿐이다.
"본래 사진을 찍는 행위는 찰나의 순간을 담는 과정입니다. 똑같은 피사체를 두고도 구도를 다르게 해보고, 수백번 찍고, 특정한 시간대를 기다리기도 하고...찰나를 찍지만 엄청난 기다림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SNS에 올리기 위해 사진을 찍는 행위는 단순하게 말하면 거의 '인증'에 가깝다고 보면 됩니다. 자기를 표현하기보다 그냥 어디를 가건 어떤 음식점을 가건 그냥 인증, 그리고 인증에 이어 자랑말입니다.

인증과 자랑이 가장 주요인입니다. 인증과 자랑으로 '좋아요'를 받으며 자기 만족을 하는 것이겠죠. 그리고 그것을 위해 조작도 합니다. 그래서 엄청난 왜곡이 존재합니다. 그냥 자신의 발자취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보다 사진을 수정하고 그저 예쁘게 포장하는 것이겠죠"

하지만 MZ세대에게 있어 인스타그램은 좀 다른 의미로 다가간다고 하는데요.

김민지 / 시각디자인전공(MZ세대)

"MZ세대에게 인스타그램은 아카이빙(기록 보관)을 넘어 자기 PR(알리기)의 수단입니다. 특히 최근엔 ‘부캐(부수적인 캐릭터)’와 같은 페르소나(또 다른 '나') 개념이 대중화되며 1명이 여러 개의 콘셉트를 가진 계정을 운영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은 일이 되었습니다.

자신의 취향, 활동 등을 드러낼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하나의 ‘분위기’를 형성하며, 꾸준한 활동으로 그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인플루언서가 될 경우엔 인스타그램이 훌륭한 마케팅 수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알리는 차원뿐만이 아니라 이미 그런 행위로서 존재감을 느낀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가 아니라 '나는 찍는다. 고로 존재한다'는 말인데요


고승연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MZ세대, 특히 Z세대에게는 '찍히지 않은 일'은 '존재하지 않았던 일'이 됩니다. 사람을 중심으로 얘기하면, '나는 인증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말이죠. 그들에게 쥐어진 휴대전화기나 태블릿에 카메라가 달려있지 않았던 적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진 위주의 인스타그램은 그들만의 '소통 채널'을 넘어 '공개 일기장'의 의미를 획득하게 됩니다.

페이스북에 비해 인스타그램은 폐쇄성이 더 강하기에, 오히려 부담 없이 사진을 올릴 수 있고, 다양한 계정을 관리하며 여러 개의 부캐(부수적인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물론 그 부캐를 보여주는 수단 역시 사진입니다.

인증하고 플렉스하면(자랑하면) 사람들이 '인정'하고 들어오는 거죠. 인증 목적 대부분은 자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인스타그램이라는 세계에서는 플렉스하더라도 실제 만나보면 별로 그렇지 않습니다. 겸손해요. 어떻게 보면 현실과 다른 인스타그램이기 때문에 그런 자랑에 대해 자신은 물론 그것을 바로 보는 사람 또한 '좀 관대하다'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래서 추가로 물어봤습니다. 그럼 40, 50대는 왜 인스타그램에 관해 관심이 MZ세대에 비해 덜한지? 혹시 기술적으로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말입니다.

"일단 그런 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어법이 달라서 그렇습니다.
페이스북은 40대와 50대도 적응을 잘했습니다. 기존의 텍스트형 글쓰기를 기본으로 하잖아요.

이전에도 인터넷 카페 글쓰기를 잘한 만큼, 이제는 인터넷 카페가 아니라 광장에서 한다. 뭐 이런 느낌일 겁니다. 반면, 인스타그램은 일단 사진이 중요하잖아요. 글을 쓸 수는 있지만, 사진이 주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40, 50대는 아무래도 인스타그램이라는 공간과 현실이라는 공간을 딱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은 면도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자랑은 하고 싶은데 그런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도 될까 싶은 그런 감정 때문에 소위 말해서 '직진'하지 못하는 주저하는 경향성을 지닌다는 겁니다"

여기까지 글을 읽다 보면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분들은 '내가 하는 인스타 참 어렵게 말하네!'라는 반응이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반면, 인스타그램을 하지 않는 분들은 '너무 과한 의미 부여 아닌가?' '그냥 좋아서 하는 거잖아.' 이런 반응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장(場)과 창(窓)이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끝을 맺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