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연기 vs 법적 대응…“아이들은 어쩌라고”_카지노에서 자랑하는 사진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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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속보도 들으셨겠지만, 유치원 다니는 자녀를 두신 가정은 주말은 물론 오늘 아침까지 혼란스러운 상황이 계속됐습니다.

"자율성, 사유재산 인정해달라"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 연기 카드에 "아이들 볼모로 사익 추구는 안된다" 정부의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김병용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어제, 경기도 용인의 한 구청 앞.

손에 피켓을 들고 모인 사람들은 엄마들과 자녀들입니다.

["유치원 불법 개학 연기 금지하라! (금지하라! 금지하라!) 우리 아이들 인질로 잡지 마라! (잡지 마라! 잡지 마라!)"]

시위에 참여한 엄마들은 일방적으로 개학 연기를 통보한 유치원에 대해 분노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개학 연기 유치원 학부모/음성변조 : "이틀 전 아침에 일찍 문자로 통보가 왔어요. 너무 황당했죠. 그런 뉴스가 나올 때도 설마 우리 유치원은 아니겠지 하는 유치원이랑 원장님에 대한 기대가 되게 컸거든요. 실망도 많이 하고 배신감도 들고…."]

[한아름/개학 연기 유치원 학부모 : "저희는 맞벌이니까 어떡해야 할지부터 생각이 나고 화도 났죠. 왜냐하면 저희는 대안이 없는 거잖아요. 인터넷 맘카페에서 밤새 난리가 나서 저희도 막 잠도 못 자고 서로 댓글 보고 채팅하고 이랬거든요."]

어린 자녀에게까지 이런 피켓을 들게 한 지금 상황이 원망스럽다는데요.

[한아름/개학 연기 유치원 학부모 : "아이한테 우리 유치원 가려면 이렇게 해야 된다고 하면서 쓰고 아이가 같이 색칠한 거예요. 아이 손으로. 고사리 같은 손으로."]

자녀를 유치원에 보내지 않는 학부모들도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시위 참여 학부모/음성변조 : "저희 아이는 큰애가 이번에 중학교 들어가고요. 작은아이는 초등학교 3학년이에요. 저희 아이들이 이런 일을 당한 건 아닌데 생각만으로도 지금도 떨리고 눈물이 나고 그래요."]

이처럼 집단 개학 연기사태가 벌어진 것은 지난주 사립유치원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유치원 개학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부터입니다.

[이덕선/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사장 : "저희가 전격적으로 에듀파인을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화라든지 이런 것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하면 개학연기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중심엔 국가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이 있습니다.

지난해 사립 유치원 비리가 터지면서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된 건데요.

한유총 측은 에듀파인을 사용하겠다면서도 유치원 3법과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 등은 사유재산과 자율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결국, 오늘 개학 연기까지 오게된 건데요.

실제로, 지난주 목요일부터 속속 개학 연기를 하겠다는 유치원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6살 자녀를 유치원에 보내야하는 이 학부모도 갑작스럽게 유치원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합니다.

[개학 연기 유치원 학부모/음성변조 : "황당했어요. 오리엔테이션도 했고 바로 오전에 담임선생님이랑 통화했는데 갑작스럽게 어젯밤에 공지사항으로 왔더라고요. 일방적인 통보였고 어떻게 하라는 건지 사실 감도 안 오고 어리벙벙했어요."]

유아교육법 시행령에 대한 유치원 측의 입장에 대해서도 학부모들은 혼란스럽다고 합니다.

[개학 연기 유치원 학부모/음성변조 : "유치원 차량 운행 도중에 신호 위반이라든지 이런 거로 인해서 처벌을 받게 되는 경우, 최악의 경우에는 유치원 폐원까지도 갈 수 있다. '정부 정책에 맞서서 우리는 싸운다'라는 식으로... 이해가 안 가죠."]

가장 비상이 걸린 건 맞벌이 중인 가정입니다.

5살 아이를 오늘부터 유치원에 보내기로 했는데 당장 휴가를 써야할 상황입니다.

[개학 연기 유치원 학부모/음성변조 : "회사에 얘기해서 제가 휴가를 다 몰아 쓰려고 지금 생각 중이긴 한데 아무래도 눈치는 좀 보이죠."]

언제 사태가 해결될지 알 수 없어 학부모들의 속은 더욱 타들어 갑니다.

[개학 연기 유치원 학부모/음성변조 : "언제까지가 될지는 사실 모르는 거잖아요. 마냥 기다리라고 하는 건데…. (아이가) 왜 안가냐고 계속 물어보는데 설명할 수 있는 말이 없는 거예요."]

돌봄교실 등 대응책이 나오고 있지만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볼모로 한 강대강 대치가 끝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한아름/개학 연기 유치원 학부모 : "한유총이나 국가에서 서로 합의점을 찾아야겠죠. 저는 유치원도 원망스럽고 나라도 원망스러운 상황입니다. 저희가 다른 대안이 없어요. 그게 가장 슬픈 거 같아요."]

이같은 상황이 내일 이후도 이어진다면 학부모들은 더 이상 혼란이 아닌 분노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