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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일본과 중국 정상이 남중국해를 놓고 충돌했다.

7일 막 내린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의 의장 성명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중재 판결을 거론하지 않아 중국이 외교적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들 강대국의 막판 힘겨루기가 벌어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8일 오후 라오스에서 아세안 국가와 미국, 일본, 중국, 한국 등 총 18개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중국에 남중국해 국제중재 판결 수용을 압박하는 공동전선을 펼쳤다.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는 지난 7월 중국이 남중국해 전체 해역의 90%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며 중재를 신청한 필리핀의 손을 들어줬지만, 중국은 수용을 거부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PCA 판결이 법적 구속력이 있다며 중국이 이 판결에 따라 필리핀 등 다른 국가와 남중국해 분쟁을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이에 대해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남중국해가 중국의 고유 영토로 주권과 해양 권익은 어떤 상황에서도 중재 판결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리 총리는 중·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제3자의 개입 반대를 명확히 했다. 미국과 일본을 겨냥한 것이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 총리는 중국은 아세안과 함께 (제3자의) 간섭을 없애고 남중국해 문제를 제대로 다룰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PCA 판결이 법적 구속력이 있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남중국해 문제를 객관적으로 보고 태도를 취하기를 바란다"며 미국의 개입을 비판했다.

이처럼 미국·일본과 중국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중국이 실효 지배 중인 스카보러 암초가 영유권 분쟁 악화의 새로운 불씨가 되고 있다.

필리핀은 최근 스카보러 암초 주변에 준설선과 해경선을 포함한 10척의 중국 선박이 출현했다며 7일 관련 사진들을 공개했다. 필리핀은 중국이 인공섬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고 의심하며 주필리핀 중국 대사를 소환해 해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과 남중국해 공동 순찰을 벌이는 미 해군이 스카보러 암초 해역에 대한 순찰을 검토 중이라고 미 군사전문매체 네이비타임스가 보도했다.

아직 인공섬 조성에 착수했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고 중국도 스카보러 암초 주변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미 해군이 순찰에 나설 경우 무력 대립 가능성도 있다.

필리핀은 스카보러 암초 해역에서 필리핀 어민들의 조업 허용을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은 거부하고 있다. 일부 필리핀 어선이 PCA 판결 직후 이 해역에 접근하다가 중국 해양 경비정들에 의해 쫓겨났다.

스카보러 암초는 미국의 남중국해 군사거점 가운데 하나인 필리핀 북부 수비크 만에서 약 220㎞ 떨어져 있다. 중국이 이 암초를 인공섬으로 만들고 군사시설을 설치하면 미국에 전략적 위협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EAS 의장 성명에도 아세안 정상회의 의장 성명처럼 PCA 판결과 중국을 언급하지 않은 채 남중국해에서 최근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일부 정상이 심각히 우려하고 있다며 국제법에 따른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말 취임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미 공언한 대로 라오스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PCA 판결을 거론하지 않고 캄보디아 등 일부 친중국 회원국이 중국 편을 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중국이 PCA 판결 이행을 압박하는 미국, 일본과의 남중국해 외교전에서 판정승을 거뒀다는 평가까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