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주말이면 비가 많이 올까?”_발더스 마나이즈를 나누는 아이템_krvip

"왜 소풍날에만 비가 올까?"라는 학창시절의 볼멘소리는 성인이 된 이후에는 "왜 주말에만 비가 올까?"라는 궁금증으로 변한다. 단순히 기대감이 무너진 데 따른 실망감이 커서 기분 탓에 그렇게 느낀다고 하기엔 묘하게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현상이다. 미국의 기후학자 랜디 체르베니가 쓴 '날씨와 역사'(반디 펴냄. 원제 'Weather's greatest mysteries solved')는 이처럼 누구나 한 번쯤 가져봤을 법한 날씨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나가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저자와 동료가 언뜻 하찮은 것으로 보이는 이 연구에 착수해 1979-1995년 대서양 연안의 강우 기록을 분석한 결과 주중과 주말의 강우량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확인됐다. 토요일 강우량이 월요일 강우량보다 평균 22% 더 많았던 것이다. 1주일 주기는 분명 서구문명의 인공적 산물이므로 자연에 이런 주기가 있을 리 없을 텐데 어떻게 된 것일까? 저자는 이 수수께끼의 답을 환경오염에서 찾았다. 요일에 따른 교통 유형의 변화로 대도시들의 환경오염 수치는 주말로 갈수록 높아지고 주초에는 낮아진다고 한다. 그리고 공기 중의 먼지와 오염물질은 대기 불안정으로 이어져 구름과 비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주말 강우 수수께끼의 답을 찾아낸 과정을 역사 속 다른 날씨의 미스터리에도 적용한다. '티라노사우루스는 왜 멸종했을까' '마야 문명은 왜 사라졌을까' '성경 속 홍해를 가르게 한 자연현상은 무엇이었을까'와 같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질문들이다. 이러한 미스터리를 푸는 과정에서 저자가 찾아낸 사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기후는 아주 먼 미래에도 미스터리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5,000년이 넘는 인류의 기록 역사에서도 날씨와 기후에 관한 놀라운 사실들을 깨닫고 있지만 새로운 현상들도 여전히 발견되고 있다. (중략) 우리는 기후 체계에 관해 배울 것이 너무 많아서 앞으로 10년이나 20년 후의 기후학 책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갈지 나는 상상만 할 수 있을 뿐이다."(359쪽) 김정은 옮김. 392쪽. 2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