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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뇌암) 3기 판정을 받은 손자와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있다. 두 사람은 함께 할 시간이 많지 않다. 절망적인 상황에도 손자 홍정한(28) 씨는 할머니 채순연(88) 씨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환히 웃게 하는 데 몰두한다.


정한 씨가 10살이 되던 무렵 어머니는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술에 의지해 살던 아버지 마저 1년 뒤 세상을 등졌다. 홀로 된 정한 씨를 입양 보내려는 친척들을 만류하고 할머니 순연 씨가 정한 씨를 맡았다.

가난하지만 사랑으로 의지하며 살던 두 사람에게 지난해 봄, 호된 시련이 닥쳐왔다. 노래 연습을 하러 서울로 가던 정한 씨가 갑자기 버스에서 경련과 함께 거품을 물고 쓰러진 것이다. 뇌종양(뇌암) 3기, 나이 스물일곱에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 년 뒤, 할머니 순연 씨마저 치매 판정을 받았다. 정한 씨는 할머니가 충격을 받을까 봐 아프다는 사실을 숨긴 채 지내고 있다. 사실 할머니가 이상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4~5년 전부터다. 그저 '할머니 성격이 좀 변했나 보다'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게 큰 후회로 남는다.


병마와 싸우며 희망을 노래하다

대학에서 영화를 공부하던 정한 씨는 뮤지컬 배우가 꿈이었다. 3학년이 막 시작됐을 때 뇌종양이 발병했다. 뮤지컬 배우를 꿈꾸며 연습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던 정한 씨는 휴학을 해야 했다. 뇌수술을 받고 항암치료가 끝난 지 1년 6개월이 넘었지만 재발의 우려가 남아 있다. 주치의는 정한 씨에게 '사망률이 50%가 넘는 병'이라고 설명했다.

뒤늦게 달려온 캄캄한 현실이 그가 간직한 꿈을 앞질러 버렸다. 정한 씨는 너무 힘이 들어 그만 두었던 학교급식 상·하차 일을 다시 하게 됐다. 건강한 장정도 하루 이틀 버티다 다른 일을 찾을 만큼 고된 일이다.


정한 씨의 일하는 모습은 너무 밝아서 암환자라 믿겨지지 않는다. 뒤늦게 사정을 알게 된 사람이 더 심란해 보일 정도다. 정한 씨는 "성품이나 선행이 기억에 남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며 웃음을 지어 보인다.

정한 씨는 남은 시간이 얼마가 되었든, 주어진 시간만큼이라도 할머니께 받은 사랑을 되돌려드리고 싶다. 그가 요즘 제일 많이 하는 말은 "할머니, 사랑합니다"다.


정한 씨는 뮤지컬 배우 대신 다른 꿈을 꾸기 시작했다. 할머니를 위해, 타인을 위해 축복의 노래를 백 번 부르는 것이다.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빛나는 삶을 위해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바다처럼, 누군가를 깊이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인간극장(월~금 오전 7시 50분, KBS 1TV)'에서 뇌종양 3기에도 희망을 노래하는 홍정한 씨와 누구보다 손자를 끔찍이 여기지만,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할머니 채순연 씨를 만나본다.

[프로덕션2] 최정윤 kbs.choijy@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