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실미도 _루이스 구스타보 베토 록펠러_krvip

다시 찾은 실미도 _베토 바르보사 아 정말 미쳤구나_krvip

⊙앵커: 영화 실미도에서 다룬 북파공작원들의 혹독한 훈련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 실미도의 아픈 역사를 당시 교관과 기간병들로부터 들어봤습니다. 박현진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에서 남서쪽으로 20km, 비극의 섬 실미도가 있습니다. 바닷길이 열리길 기다려 실미도를 찾는 사람들은 또다시 착잡한 심정이 됩니다. 이른바 실미도 사건의 생존자들입니다. 유일한 식수원이었던 우물터, 참혹했던 살육의 현장이 기억은 하는지 물빛은 여전히 맑디 맑습니다. ⊙김양구(당시 684부대 소대장): 물줄기가 터지면서 물이 무진장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물이 좋은 게 나오니까 우리에게 상당한 게 있는 것 아닌가, 좋은 징조가 보이는 것 아니냐... ⊙기자: 김일성의 목을 베는 것만이 유일한 생존목적이었던 31명의 훈련병. 훈련은 매일처럼 생과 사를 넘나들었습니다. ⊙김성진(당시 684부대 소대장): 저기서 뛰어와서 계속 돌아와서 다시 붙이고 그 다음에 하강은 바로 여기가 절벽이에요. 인간이라면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기자: 기다리다 지친 훈련병들이 기간병에게 총부리를 겨눈 그날,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생존자들에게는 악몽으로 되살아납니다. ⊙김정현(최후 부대 684 기간병): 그냥 돌만 갖고 있었습니다. 오면 찍고 총이라도 뺏으려고... 그런데 돌로 왔다 갔다 하면서 저를 발견하지 못했죠, 애들이. ⊙기자: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 결코 밝힐 수 없었던 엄청난 진실, 사건 이후 이들의 삶은 고단하고 피폐했습니다. ⊙김방일(당시 684부대 소대장): 위령비라도 세워줄 수 있고 그 사람들을 위해서 제라도 지낼 수 있고 또 당국에 건의도 해야 되고 그런 것들이 남아있는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냉전이 빚어낸 참극. 실미도는 명분없이 숨져간 이들과 힘겹게 살아남은 자들의 애절한 사연을 간직한 채 말없이 떠 있습니다. KBS뉴스 박현진입니다.